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우산

라포엠(bluenamok) 2011. 6. 29. 07:15

 

우산
   안개비 임현숙
풀 향기 머금은 바람 불어오더니
소나기가 내린다
어린 시절  
엄마를 기다리던 교문 앞에서
친구의 우산 속 네다리를 부러워하며 
아픈 엄마의 모습을 도리질로 지우고
비를 맞고 달리던 그 시절에도
몸보다 더 젖었던 건 마음이었는데
그날처럼 비는 내리고
우산 쓰고 걸어도 스며드는 한기에
나뭇잎 우산 밑에 망중한을 누리는
애벌레가 부러워 한 참을 바라본다
초록 잎 우산을 드리워줄 나무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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