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어느 밤

라포엠(bluenamok) 2022. 4. 21. 03:32

 

 

어느 밤

 

                                            임 현 숙

 

 

 

긴 하품은 꿈길로 가자 하는데

아래층 티브이는 쿵쿵 큰북을 쳐대고

벽 너머에선 음표들이 웅얼웅얼

자동차마저 괴성을 지르며 지나가니

마그마가 목덜미를 타고 오른다

화산 폭발 일 분 전

진공청소기로 저 부랑아들을

싸악 흡입하고 싶다

밤은 열심히 새벽으로 달려가고

빈 위장이 해맑게 칭얼거리는

아 화산재 날리는 밤.

 

-림(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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