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처럼
임 현 숙
피검사 받는 날
코비드가 건물 밖으로 내몰아
꽃샘잎샘에 바르르 떨며 한 시간여 벌서는 중
매몰찬 바람에 얼굴을 떨구니
새파랗게 손 내미는 이파리 이파리
분화구 같은 땅거죽에 봄 옷을 입히려는 푸른 물레질
점심 후에 다시 시작한다는 안내에
짜증이 솟구쳐 돌아가려는데
발목을 부여잡는 여리디 여린 손가락
'세상살이가 어렵지?
파릇파릇한 날 보렴
기다림은 가혹했지만, 이렇게 피어나잖니'
아무렴
나는
이름 석 자로 불리어지는 사람이잖아.
-림(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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