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아름다운 친구여, 안녕

라포엠(bluenamok) 2022. 4. 21. 03:25

 

 

아름다운 친구여, 안녕

                                                임 현 숙

 

배꽃 한 송이 어젯밤 모진 병마에 지고 말았다

폐암이라며 수술도 할 수 없어

대체의학으로 치료한다더니

망할 코로나 핑계로 일 년을 무심히 지내

잘 가라는 인사도 못 하고 떠나보냈네

새해인사를 카톡으로 보냈는데

읽기만 하고 답이 없길래 그런가 보다 싶었지

미련스러워라

그렇게

그렇게

요단강 가를 헤매리라곤 생각을 못했네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 어둠의 터널에서 불 밝혀주던

따스하고 아름다운 너

고통의 옷 훌훌 벗고 가벼이 잘 가시게

비 잦은 밴쿠버 1월 하늘은

저리도 시퍼런데

널 보내는 이 맘엔 겨울비가 내리네

이담에 흰옷 입은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환히 웃던 네 모습 잊지 않을게

아름다운 배꽃 한 송이

친구여 부디 안녕히.

 

 

 

-림(20210119)/친구, 윤희를 하늘로 먼저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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