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새싹처럼

라포엠(bluenamok) 2022. 4. 21. 03:29

 

 

 

새싹처럼

                                                임 현 숙

 

피검사 받는 날

코비드가 건물 밖으로 내몰아

꽃샘잎샘에 바르르 떨며 한 시간여 벌서는 중

 

매몰찬 바람에 얼굴을 떨구니

새파랗게 손 내미는 이파리 이파리

분화구 같은 땅거죽에 봄 옷을 입히려는 푸른 물레질

 

점심 후에 다시 시작한다는 안내에

짜증이 솟구쳐 돌아가려는데

발목을 부여잡는 여리디 여린 손가락

 

'세상살이가 어렵지?

파릇파릇한 날 보렴

기다림은 가혹했지만, 이렇게 피어나잖니'

 

아무렴

나는

이름 석 자로 불리어지는 사람이잖아.

 

-림(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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