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봄은 이제 시작이야

라포엠(bluenamok) 2012. 3. 20. 00:33
 

 

    봄은 이제 시작이야 안개비 임현숙 죽은 듯 잠자던 땅이 열리고 새 생명으로 부활하는 봄. 종다리 날고 뒷산이 연둣빛으로 물오를 때면 내 입맛도 살아나지. 겨우내 맛 들였던 김장 항아리를 우려내고 햇배추 겉절이에 침 넘어가던 날, 무말랭이 고춧잎 장아찌 한 종지에 뜨끈한 쌀밥 한 공기면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어. 그 맛이 그리워 무말랭이 김치를 담아보려 한국상점에 장을 보러 가는 길이야. 차로 10분 거리이나 봄볕이 좋아 발품을 팔아 보네. 보드란 햇살이 비치는 길섶엔 풀꽃이 부스럭 거리고 신호등도 신이 나서 짹짹거려. 지난해 분홍 꽃 비를 내리던 벚나무에 암팡지게 돋은 꽃망울들은 내 작은 가슴에 다 담을 수 없는 그대 마음 같아 두근두근 대는 가슴 애써 외면하지. 몇 밤 지나면 다투어 피어나 이 꽃길을 다시 찾게 할 거야. 새봄이 와도 아직 저 하늘을 날지 못하는 기러기의 봄은 이제 시작이야.. 여름이 오기 전 고향 품에 안길 거라 파랑새가 귀띔해 주었지. 무말랭이 몇 봉지 사 들고 돌아오는 길에 아까 그 벚꽃 망울 하나 팡 터졌네. Mar.19,2012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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