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민들레

라포엠(bluenamok) 2022. 4. 24. 06:49

 

 

 

민들레

 

                                            임 현 숙

 

 

 

하늘 아래 낮게 피어 

고개 떨구지 않는 풀꽃

강아지가 오줌을 깔기고 가도

노랗게 웃는 얼굴

 

잔디밭의 천덕꾸러기지만

꽃잎 이파리 뿌리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약초

 

바람 따라 날아가 

부활하는 민들레꽃

 

누군가는

오늘도 모가지를 비틀고

그 누군가는

송두리째 파내겠지만 

 

나는 어제

민들레 홀씨 하나

마음밭에 심었다.

 

 

-림(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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