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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백조의 꿈

라포엠(bluenamok) 2022. 4. 21. 03:48

백조의 꿈

 

                                       나목 임현숙

 

 

꽃 각시 시절

우아한 백조를 보았다

희끗희끗한 올림머리

치자꽃 내음 머금은 

지금의 내 나이 또래 그녀

 

오래도록 

거울 앞에서 그려보곤 했다

훗날 그녀처럼 되어야지

 

그 나이

오늘 거울 안엔 

눈빛도 살빛도 닮지 않은

황조롱이

무거운 날개 닦고 있다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일선에 선 슬픈 눈빛  

메기수염 입가 주름은

천일

또 천일의 이력

 

거울 안

백조의 꿈은 저만치 날아갔건만

 

거울 밖

황조롱이 가슴엔 

노을빛 부서지는 다뉴브강이 물결친다. 

 

-림(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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