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꿈
나목 임현숙
꽃 각시 시절
우아한 백조를 보았다
희끗희끗한 올림머리
치자꽃 내음 머금은
지금의 내 나이 또래 그녀
오래도록
거울 앞에서 그려보곤 했다
훗날 그녀처럼 되어야지
그 나이
오늘 거울 안엔
눈빛도 살빛도 닮지 않은
황조롱이
무거운 날개 닦고 있다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일선에 선 슬픈 눈빛
메기수염 입가 주름은
천일
또
또 천일의 이력
아
거울 안
백조의 꿈은 저만치 날아갔건만
거울 밖
황조롱이 가슴엔
노을빛 부서지는 다뉴브강이 물결친다.
-림(2022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