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임현숙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어린 날
골목길이 미어지라 몰려다니며
전봇대에 술래 세워
소리 높이 외쳐 하던 놀이
술래 몰래 다가가기
굼벵이라서 잘 들켰지
어른이 되어선
세월과 둘이 놀이하며 늘 들킨다
내일은 이기리라 다짐해도
내일은 언제나 내일일 뿐
오랫동안 술래인 세월은
조롱하듯 히죽거리지만
이번엔 어림없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오늘은 꼭꼭
내가 이긴다.
-림(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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