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내 유년의 골목길

라포엠(bluenamok) 2024. 8. 13. 01:10

내 유년의 골목길 

 

임 현 숙   

 

 

내 유년의 골목길은 놀이터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까르르 깔깔

옷은 꼬질꼬질해도 마음은 아라비아 부자였다

어린 발자국 집으로 돌아가면 구뜰한 냄새 가장을 반기고

뿌연 외등 깜박이며 연인들 입맞춤 눈 감아 주기도 했다

밤 깊어 출출할 무렵 부르잖아도 찾아오는 야식 배달

메~밀~~묵 찹~쌀~~떡~~~

좁은 골목길은 고릿하지만 정겹고 은근한 멋이 있었다

세월이 무심히 흘러 찾아간 그 골목엔

유년의 웃음소리 대신 자동차가 거드름 피우고 있고

하늘로 향하는 욕망이 빚은 건물 창마다 옛 시절 흐논다

허우룩해 멈춰 선 귓가에 메아리치는 풀잎피리 소리   

포장도로 저만치서 어린 발소리 달려온다.  

 

-림(20190826) 

 

https://youtu.be/A16zUdbg6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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