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의 골목길
임 현 숙
내 유년의 골목길은 놀이터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까르르 깔깔
옷은 꼬질꼬질해도 마음은 아라비아 부자였다
어린 발자국 집으로 돌아가면 구뜰한 냄새 가장을 반기고
뿌연 외등 깜박이며 연인들 입맞춤 눈 감아 주기도 했다
밤 깊어 출출할 무렵 부르잖아도 찾아오는 야식 배달
메~밀~~묵 찹~쌀~~떡~~~
좁은 골목길은 고릿하지만 정겹고 은근한 멋이 있었다
세월이 무심히 흘러 찾아간 그 골목엔
유년의 웃음소리 대신 자동차가 거드름 피우고 있고
하늘로 향하는 욕망이 빚은 건물 창마다 옛 시절 흐논다
허우룩해 멈춰 선 귓가에 메아리치는 풀잎피리 소리
포장도로 저만치서 어린 발소리 달려온다.
-림(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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