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집을 나가는 봄 임현숙 봄이 와 마음이 자꾸 집을 나가네 어느 시집 갈피에서 그리움을 줍더니 눈만 뜨면 헝클어진 머리로 집을 나서네 한쪽엔 끈 풀린 운동화 한쪽엔 구멍 난 구두를 신고 바람을 쫓아 설렁이다 자정이 되어서야 집을 찾아오네 건너편 창문에 불이 켜진 걸 보니 그 집 마음이 아직 안 들어온 모양이야 작년 봄에 나가 빈집도 있데 마음이 외출하지 못하게 빗장을 지르고 아주 조그만 창문 하나 달아내야겠어 달빛, 별빛이 놀러 오도록. 2012.03.20 림
'나목의 글밭 > 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돌 같은 시를 기다리며 (0) | 2013.04.11 |
---|---|
사월은 마음의 고요를 빌고 싶네 (0) | 2013.04.09 |
꽃 바람결에/묵은 글 향기 (0) | 2013.04.05 |
오늘도 지워질 편지를 보낸다 (0) | 2013.04.04 |
풀잎보다 작은가 보네 (0) | 201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