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할 이유 있네
임 현 숙
봄이 더디다고
하늘 바라보며
눈물 찔끔 찍어낼 일 아니야
보도블록 틈새로
머리 내민 푸새 한 포기
봄빛 보려고
무진장 애 썼다는 것 알잖아
이끼 걸친 고목에
삐죽이 입술 내민 어린 순
단단한 껍질 헤집느라
얼마나 박치기했으면
푸른 멍이 들었겠어
어두운 통로 지나
밝은 곳으로의 탈출이
맨손으로 못 박는 일 같아도
사람이 푸새만 못하겠니
고난 뒤에 맛보는 은총
꿀 송이 보다 더 달콤한 행복의 맛
천상의 그 맛 알기에
난 노래 부르지
내 마음의 노래 부를 이유 있네.
-림(20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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