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져도
/안개비 임현숙
마른 잎이
서둘러 이별을 고하는데
바람은 신이 나 춤을 추며
소금 사막 같은 마음에 둥지를 틀고
상념을 부추깁니다.
갈증의 고비마다 보여주는 신기루에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 떠오르고
그보다 나를 더 좋아하던
그 사람의 안부가 더 궁금해
해후를 꿈꾸기도 합니다
머잖아 마지막 이파리마저 지고 나면
바람의 성화에
그리움은 더 붉어지겠지요
낙엽은 져도
그리움은 깊이 뿌리를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