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을의 주인
/안개비 임현숙
마른 잎의 춤사위가
빈 마음을
흔들어대는 가을입니다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버둥거릴수록
그대에게 빠져드는 나.
그대와
단풍 길을 걸으며
두 얼굴이 붉어지고
서로의 목소리가 타들어가는 데도
나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했던 자리
낙엽이 내려앉고
들꽃 쑥부쟁이 피고서야
그대의 가을인 줄 알았습니다
정녕 그대는
내 가을의 주인입니다.
Oct.12,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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