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등 뒤에 계신 당신
안개비 임현숙
아주 오래전
곁에 아무도 없다 생각했을 때
살며시 어깨를 토닥이시고
어둠의 나락으로 곤두박질하는
발목을 붙잡아 주신 당신은
소망 빛줄기로 다가오셨습니다
불어난 삶의 개울물 앞에서 떨고 있을 때
튼튼한 징검돌을 놓아주셨고
절망 앞에 무릎 꿇고 울고 있을 때
따뜻한 마음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상실감에 생각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을 때
상처를 어루만지시며
잃은 것보다 더 풍요로운 날이라는 걸
알게 하셨습니다
앞에는 벼랑이 놓여 있을지라도
뒤돌아보면
튼튼한 동아줄을 내 허리에 묶고
힘껏 당기고 있는 사랑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나의 등 뒤에서 늘 도우시는 당신입니다.
Sep.27,2011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