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비 내리던 날
Lim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열게하는 아침
산허리에 있는 마을이
하얀 구름 지붕에 묻혀있다
마치 골목길을 누비고 다니며
하얀 연기를 뿜어대던 소독차가 지나간 듯
마을이 숨어버렸다.
빵을 사러 가던 길목에
진분홍의 겹벚꽃이 아직도 흐드러져 있다가
살랑살랑 바람 한점에
사르르 꽃 비가 되어 내린다
나풀나풀 내려앉는 꽃잎을 눈이 쫓다
내 마음이 마중 나가더니
눈을 감아도 꽃 비가 내린다.
변덕쟁이 밴쿠버의 봄 하늘
우리 동네 하늘 위에
카다란 우주선이 떠 있는 듯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따닥따닥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아직은 초저녁인데
산허리에 있는 마을이
까만 밤에 묻힌듯
안개에 또 다시 갇혀 버렸다.
우리의 삶도 날씨와 같아서
눈부시게 화사한 날,
비 내리는 날,
안개에 갇혀 앞이 캄캄한 날도 있고
때론 천둥 번개로 가슴 조이는 날도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저 구름 너머에 있는
화사하던 날과 똑같은 햇살이 다시 비치이듯
우리의 삶에도
아름다운 꽃 비 내리는 날이
다시 찾아온단다.
누군가 내 등을 도닥거리며 격려해주니
구름 사이로 언뜻 해가 보이는 듯
희망이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May 15,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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