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겨울비에게

라포엠(bluenamok) 2022. 4. 21. 03:45

 

 

겨울비에게

                                          나목 임 현 숙

 

 

겨울비는 줄곧 내리고

창가 의자와 한 몸 되어

무생물이 되어간다

 

흐린 눈빛이 거리를 내다보면

힘차게 달리는 자동차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장대비 내려

빈 눈빛에 강물이 찰랑대게 해 주렴

번개야

휴화산 심장에 도화선이 돼주렴

천둥아

깊이 잠든 이성을 벌떡 깨워주렴

 

눈 감으면 떠오르던 먼 그리움

말라버린 눈물조차도

새살처럼 돋아나기를

겨울비여

 

나는 살아 있고 싶다.

 

-림(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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