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서정주
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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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오히려 사랑할 줄을 아는 이.
쫓겨나는 마당귀마다,푸르고도 여린
알비노니 Violin Concerto in F major, Op.9 No.10문들이 열릴 때는 지금일세.
오게
저속에 항거하기에 여울지는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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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슬한 시름의주름살들 그대로 데리고
기러기 앞서서 떠나가야 할
섧게도 빛나는 외로운 안행--이마와 가슴으로 걸어야 하는
가을 안행이 비롯해야 할 때는 지금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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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피었던 우리 마지막 ---국화꽃이 있던 자리,
올해 또 새것이 자넬 달래 일어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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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는 상강으로 우릴내리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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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게
지금은 가다듬어진 구름.
헤매고 뒹굴다가 가다듬어진 구름은.
이제는 양귀비의 피비린내 나는 사연으로는 우릴 가로막지 않고,
휘영청한 개벽은 또 한번 뒷문으로부터
우릴 다지려
아침마다 그 서리 묻은 얼굴들을 추켜들 때일세.
오게
아직도 오히려 사랑할줄을 아는 이.
쫓겨나는 마당귀마다,푸르고도 여린
문들이 열릴 때는 지금일세.
I. Alleg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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