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머물다 사월에 머물다 임 현 숙 말랑말랑한 초록이 출렁이는사월은첫사랑에 설레는 소녀 봄을 그린다면 푸른 풀과 나무를 그리고 싶다 비단 바람 여린 풀밭을 어슬렁거리고 이파리에 배부르게 내리는 햇살 실개천엔 송사리 떼 뻐금거리는 사월 이맘때 첫사랑 첫 마음 머무는그 풍경 속에 뭉게구름 되어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림(20130415) https://youtu.be/2kbVltVfDzg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4.23
사월 연가 사월 연가 임현숙 연두 물 몽글거리는 사월은 마른 가지 살 오르며 봄날이 무르익어요. 어제만 해도 아장거리더니 뛰어다니네요. 민들레 꽃대궁 쑥 올라오듯 척박한 마음밭에도 씨앗 하나 터져 나와 해묵은 이름의 안부를 묻고 있어요. 안녕, 잘 지내나요. 풀꽃으로 스쳤다가 꽃나무가 된 우리, 봄날이 오고 또 와도 속절없이 꽃 피고 지겠지요. 꽃바람 말괄량이처럼 팔랑거리면 그냥 당신은 거기에서 나는 여기에서 벚꽃처럼 후르르 피었다가 꽃비에 그리움 홀짝이기로 해요. 꽃물결 아지랑이 지는 거리에 서보니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왜 사월이 잔인한가를. -림(20250405) https://www.youtube.com/watch?v=ER26Gg9mvi8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4.11
이슬비는 이슬비는 임현숙 봄을 머금은 이슬비는 아기 숨소리보다 조용히세상을 어루만집니다 보드라운 손길로민들레 얼굴을 씻기고가로수 조막손 살며시 펴게 합니다 늦잠 자는 꽃망울가만가만 깨우며서두르지도성내지도 투덜거리지도 않습니다 풍경을 부둥켜안는 이슬비는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시던어머니의 속울음입니다. -림(20250304) https://www.youtube.com/watch?v=8Td5h4OhK7g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4.06
사랑道 그리우面 얼음里 사랑道 그리우面 얼음里 임현숙 사랑道 오늘 날씨는 흐림냉소 깃든 하늘이진눈깨비를 퍼부어도 슬프지 않아 내 안에 가득한 그리움의 잔영고운 향기 그리우面 눈물이 날까 봐추억마저 지웠지 해와 달의 거리만큼 멀리 있어도마음에 길이 있어 오가던 인연들이제는 끊겨버린 다리 앞에얼음里가 생겼네 매화꽃 눈 뜨는 날제비가 그리운 사연 물고 와도사랑道 그리우面 해동里가 될까 몰라. -림(20140124) https://www.youtube.com/watch?v=VSuF58pUhTg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3.28
겨울을 보내며 겨울을 보내며 임현숙 바다를 건너온 봄이겨울잠이 목마른 내 빈한 뜨락에바다 빛 수다를 풀어놓는다 지난겨울은 순결한 눈빛으로 기도를 가르쳤다 빈 들에서 주린 이를 위하여눈밭에서 헐벗은 이를 위하여겨울비처럼 눈물짓는 이를 위하여다시 드러날 나의 허물을 위하여 지난겨울은 마음 수련원이었다무언의 회초리로 내 안에 파도치는노여움과 모난 등성이를 꾸짖어참 어른다운 자리로 이끌었다 봄이면 철부지로 되돌아갈 일 겨울마다 받은 수십 개의 수료증이 마음 벽을 도배한다 봄의 헛기침이 뒷산의 잔설을 불어 내자 잰걸음으로 떠나는 겨울 구미호 봄바람 품에 안기며 겨울의 언어로 배웅한다다음에도 지엄한 회초리를 기다리겠다고. -림(20220222) https://www.youtube.com/watch?v=Mwymu4fO9Tg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3.22
설렘만으로도 설렘만으로도 임현숙 봄 햇살 잔기침하는 벤치에 백발노인복권을 눈빛으로 바싹 굽고 있다 타닥거리는 간절함 질펀하다 모래성 짓는 손가락의 가는 떨림이나연애편지를 받아 든 뻐근한 콩닥거림그 이루어지기 직전 설렘이 행복 순둥순둥 봄바람진달래 빛 두근거림을 엎질러 놓고마른 밭두렁에 들불 번져오는 생생한 이 느낌. -림(20250226) https://www.youtube.com/watch?v=I7HR_mZQlew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3.18
나목(裸木) 나목(裸木) 임현숙 바싹 야윈 손가락 하늘 우러러 침묵의 서원 올리는벌거숭이 나무 푸릇 무성한 여름의 기억이서릿발에 빛날 때마다손가락 마디마다 눈물 맺혀도 실개울 얼음 꽃 지며는다시 만날 초록이기에겨울의 냉정이 밉지 않다고혈관 따라 흐르는뜨거운 묵계 새벽마다 지성 드리던어머니의 갈퀴 손 끝에잘 여물은 열매우리 봄날의 환희. -림(20250131) https://www.youtube.com/watch?v=eIUu93fTORc&t=10s 나목의 글밭/시 짓는 김 오르고 202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