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청정한 마음이 곧 도량

라포엠(bluenamok) 2014. 1. 3. 13:53

청정한 마음이 곧 도량/문태준

 

우리의 마음에는
왜 빈방이 없을까요.

우리는 눈과 코와 귀를
저만치 떨어진 곳에 세워놓고

바깥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살피길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활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는 즐겨 보되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드라마에는
별반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마음은 언제쯤 청정한 도량이 될 수 있을까요.

바깥에서 찾지 말고
신속히 내 마음에게로 돌아갈 일입니다.

깨끗하게 비질 된 도량 마당에
가을의 소슬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상상해보면 어떨지요.

그곳에 홀로 서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의 마음을 그곳에 살게끔 하면 어떨지요.


'느림보 마음' 중에서


'시인의 향기 > 나물 한 바구니(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내리는 밤  (0) 2014.01.03
가재미  (0) 2014.01.03
구두 한켤레의 詩/곽재구  (0) 2013.10.18
가을/김용택  (0) 2013.09.29
노을/김용택  (0) 2013.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