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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꽃길에서 만난 봄

라포엠(bluenamok) 2014. 4. 1. 23:57

꽃길에서 만난 봄

 

혜원 박영배

 

 

 

당신이 꽃문 열고 꽃길로 나올 때

새순도 열리지 않는 내 심장이 두근대며

숨소리를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한걸음 또 한걸음 꽃길로 걸어오면

생가지들은 다소곳이 얼굴 붉히고

나는 눈 둘 곳 찾지 못해 개나리를 꺾었죠

왜 그리 심장이 뛰던지요

 

전생에 당신은 고운 내 어머니셨나요

꾸지람 듣다 고개 떨군 아이처럼

거북 바위 가는 길에 팔을 들고 서 있을까요

당신이 꽃길을 총총 걸어오며

내게 주는 눈망울은 꽃 빛이었습니다

얼굴은 하얀 백목련이었구요.

입술은 분홍 진달래꽃이었어요.

 

잔잔한 미소가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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