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바다 한 접시(여)

한밤중에

라포엠(bluenamok) 2014. 4. 1. 16:33

한밤중에-문정희

 

 

 

한밤중에
번개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단숨에 내 심장에서

붉은 루비 같은 죄들을 꺼내
검은 하늘에 대고 펄럭이었다


낮 시간 동안
그토록 맑은 햇살을 풀어
푸른 숲과 새들을 키우던

저 산이
보낸 거라고는 믿기 어려운
번개가 한밤중에 나를 찾아왔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내 심장에서 붉고 선명한

루비들을 꺼내
검은 하늘에 뿌렸다


내일 아침 나의 침대에는
한 사람의 죄수가 밤새

깊고 슬픈 자술서를
쓰다 쓰러져 있으리라 !

'시인의 향기 > 바다 한 접시(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식  (0) 2014.04.07
채탄 노래  (0) 2014.04.05
마흔 살의 시/문정희  (0) 2014.04.01
즐거운 밀림의 노래/문정희  (0) 2014.03.30
화장化粧을 하며 / 문정희  (0) 201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