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기 아롱거리는
나목 임현숙
봄,
이 봄은 상냥하기도 하지
고목에도 새 이파리 돋아나네
꽃바람 미끄러지며
연두 꽃망울 너울대고
아지랑이처럼 추억이 피네
낡아 깁고 덧댄 기억들
나그네 긴 여정에
낙타의 두 혹 같은 것
새봄이 찾아와도
두근거리지 않을
화석으로 남아
풀잎 꽃 낙엽 눈···
사철 피어나는 돌꽃이어라
그래
오랜 추억은 기억일 뿐
이 봄엔 푸른 향기를 그리워하자
기억 저어편 그것 말고
저어기 아롱거리는 신기루 같은.
-림(2022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