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없는 번호 안개비 임현숙 전화기 저편에서 날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에 나도 몰래 콧소리로 대답하며 살가운 시간도 있었고 언성 높여 짜증 낼 때도 있었지 어색한 침묵으로 들었다 놓는 수화기엔 지우지 못한 정이 배어있어 벨이 울리지 않아도 그 음성 귓전을 맴돈다 아득 아득 멀어져 가도 언젠가 문득 떠오를 때 없는 번호는 되지 말자. 2012.07.21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