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버스 정류장 풍경 안개비 임현숙 7월의 태양이 뿔났네 야수처럼 쏘아대는 불화살에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 아지랑이 흐물흐물 발리 춤을 추고 사알짝 지나치는 바람에도 생글생글 뒤집어지는 나뭇잎은 불화살을 맞아도 마냥 좋단다 길 건너 뙤약볕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그 남자는 홍시처럼 바알갛게 잘 익었다 다행히 나무 그늘서 고갯마루 바라보며 목 늘이는데 길섶에 노란 들꽃이 나를 따라 까치발 하네. 2012.07.25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