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오고 있을까 임현숙 헐벗은 미루나무에 연둣빛 봄이 무르익어 구름까지 오르려 높새바람을 기다리는데 내 봄은 어디쯤 오고 있길래 아직도 발이 시린 건지 벚꽃처럼 화사한 날 기다리는 것 아니요 영산홍처럼 붉은 사랑 애타는 것 아니요 끼니 못 때워 구걸하는 것 아니요 구정물 튄 자존심 깨끗이 다리고 절뚝거리던 하루 길 고르게 되길 흩어진 식구들 한 상에 둘러앉아 도란거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인데 서쪽 하늘엔 먹구름 일고 목 늘여 기다려도 가물가물한 봄 찾으러 오늘도 하룻길 헤매야 하나보다. 2013.04.24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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