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앉은뱅이 밥상 하나가 / 서수찬

라포엠(bluenamok) 2016. 4. 13. 00:48






          앉은뱅이 밥상 하나가 / 서수찬 앉은뱅이 밥상 하나 네 다리 중 흔들리는 다리 하나에 테이프를 칭칭 감아 안 보이는 쪽으로 돌려놓아도 거기 화살처럼 꽂히는 눈들 밥 얻어먹는 내내 내 마음도 테이프를 붙이게 되는데 밥을 다 먹고 난 뒤 밥상이 테이프를 붙인 다리마저 접고 냉장고 뒤에 난 좁은 틈으로 들어갈 때쯤 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린다 뼈다귀만 남은 몸으로 우편물 가방을 메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이십 년 동안 대림동 구석구석을 돌던 아버지 어깨와 다리에 다닥다닥 붙인 파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커다란 음식점을 놔두고 냉장고 뒤같은 허름한 골목 분식집으로 밥상이 되어 들어가시는 아버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 시집 / 시금치 학교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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