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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아, 벌써…

라포엠(bluenamok) 2012. 8. 8. 14:56

아, 벌써 추운 밤 /안개비 임현숙

 

 

아, 벌써…
        안개비 임현숙

 

 

 

번쩍
우르르
쿠앙
하늘의 노염에
여름이 쫓겨 가며
펑펑 울어댄다.

 

바람은 땀 흘린 자국을
비질하느라 바쁘고
여름의 폭정에 시달린 나무는
허겁지겁 목을 축이고 땀을 씻는다.

 

가을은

느닷없이 들이닥친 손님처럼
소나기를 타고 요란스럽게
찾아온 것 같다.

 

준비 없이 맞이한
아,
벌써
추운 밤.                                        

 

 

2012.08.08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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