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속에서도
임현숙
부활의 아침을 맞으며
참 기쁨을 누리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생명을 주신 이가 당신이기에
불시에 목숨을 가져가신 들
원망해선 안 되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당신의 자녀들에게 왜 잔혹한 아픔을 겪게 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우리의 기도가 부족하였을까요
슬픔 속에서도
죽은 지 삼 일 만에 부활하시고
태초부터 지금까지 살아계신 당신을
절대자로 부르며 따르는 저들을 보옵소서
무조건 당신의 뜻이니 아파하지 말라고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자신을 돌아보라고
당신의 나라에서 웃고 있을 거라는
그 말은 너무 잔인합니다
어떻게 해야
찢긴 가슴에 새살이 돋아날까요
우리 입술에 지혜를 주옵소서
그리하여
당신이 지금, 여기
살아계신 것을 온 천하가 알게 하소서.
2014.04.20 림---'세월호' 참사 후 부활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