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일어선다
임현숙
산이 일어선다
투명한 봄햇살에 검푸른 수의를 벗고 있다
푸른 피부가 짓이겨지고 불에 타버려도
죽음을 모르는 불사조
세월 무덤에서 삭정이 털어내며
부활하고 있다
골 따라 흐르는 맑은 피
일어서는 풀향기 꽃향기
아랫마을 숙이는
에취 에취
코앓이 중이지만
마음은 바람 타는 청보리밭이다
산마루 보듬고 있던 하늘도
좋아라 금빛 햇살 펌프질하고
볕에 굶주렸던 겨울 사람
금싸라기 분칠하며
부활의 날개 파드닥거린다
산이 일어선다
산 아래
살아있는 것들이
초록초록하다.
-림(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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