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봄날의 사색
임 현 숙
밤새 울다 지친 하늘이
시름겨운 낯빛으로 눈 뜨는 아침
찌푸린 구름을 걷고
봄이 오는 산야에
푸짐한 햇살을 고루고루 퍼주고 싶다
건넛집 할머니 하회탈 얼굴에
추워 웅크린 꽃망울에
서글픈 마음 벽에
솜털 같은 봄볕을 바르고 싶다
"엄마, 난 괜찮아요."
봄빛 닮은 한마디
저 하늘로 쏘아 올리고 싶다
여우비 내린다
쨍쨍한 햇살로 도배되는 하루는
싱그러운 수채화 두루마리.
-림(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