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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보리차를 끓이며

라포엠(bluenamok) 2012. 1. 10. 03:53
 
 

보리차를 끓이며--단상
                  /안개비 임현숙
밋밋한 맹물 맛이 싫어서 보리차를 끓여 먹는다
생수기도 떡하니 식탁 옆에 버티고 있어도 
바닥난 물통에 먼지만 앉고 있고 
수도에 정수기가 붙어 있어도 외면하고 산다
보리를 넣고 팔팔 끓여 마시면 숭늉처럼 구수하니 좋아 
하루 한 번 물을 끓인다
얼마 전에 유기농 보리를 샀는데 맛이 일반 보리 맛만 못하다
덜 볶아져 그런지 오래 끓여도 보리 맛이 잘 우러나질 않는다
커피도 보리도 잘 볶아져야 제맛이 나는데
유기농이 건강에 얼마나 이바지할 지는 모르나
맛과 향은 일반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유기농 보리를 듬뿍 넣어 보리차를 끓인다
내가 속한 곳에서 보리차처럼 진하게 우러나 
맛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Jan.09,2012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