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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별이 살찌는 가을

라포엠(bluenamok) 2011. 9. 20. 23:47

 

 

 

 

별이 살찌는 가을

                  / 안개비 임현숙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
네가 그리워 눈앞이 흐려졌다
붉게 물드는 하늘처럼
내 가슴 모서리로 젖어드는 그리움에
저녁 내내 슬픈 사슴의 눈으로
네 그림자를 찾아 헤맸다

은하수를 갖고 싶어

밤하늘을 누비는 사람도 있지만

나의 하늘엔 은하수가 흐르지 않았다

아득히 먼 광년의 별이어도

나만의 별 하나만이 빛나고 있었다

홀로 눈 뜨는 새벽하늘에

동그마니 떠 호위병처럼 지켜주던 나의 별

행복감에 젖을수록 더 빛나고

외로울수록 가까워지는 별과의 거리

그것은  달콤한 헤이즐넛 커피 향이다

뜨거운 것이 그리워 찾은 커피 한 잔에도

네 얼굴이 들어 있다

가을 햇살에 바삭하게 구워진 가랑잎이 

발밑에서 바스러지는 처절한 신음이

너를 그리는 내 마음의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여름 바람에 네 웃음소리가 들렸고

산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네 쓸쓸함이 묻어났다

처음엔 각설탕 크기만 하던 그리움이

마음 밭을 구르며 심장 크기만큼 살이 찌더니

언제부턴가  마음 밭에 꽉 들어차 아우성을 하고 있다

뽀얀 안개가 걷히는 아침

내 그리움의 커피 향을 찾아 하늘을 바라본다

아,

가을 햇살이 나의 별을 감추어버렸다.

 

 

 

                              Sep.20,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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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은 그리움입니다

                                   살아 숨쉬는 동안 그림자로 따라다니는 그리움...

                                   詩로 그리움을 그려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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