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안개비 임현숙
간밤에 눈이 내려 하얀 세상
소복이 쌓인 눈은
바람도 멈춘 순수.
차마 망설이다
발을 디뎌봅니다
뽀드득 소리에 잠 깬 바람이
그제서야 나뭇가지를 흔들고
눈덩이 차가운 입맞춤에
흠칫 놀란 발자국들의 반란
마구 짓밟힌 눈길은
상처 자국마다 눈물입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발자국 없는 바람은
이미 등을 보이고 지나갔다는 것을...
Jan.20,2012 煙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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