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낮은 곳에 먼저 온 봄

라포엠(bluenamok) 2019. 7. 3. 21:56




낮은 곳에 먼저 온 봄


                                           임 현 숙                                                



  마트에 다녀오다 풀 향기에 이끌려 공원으로 들어선다. 봄은 낮은 곳에서부터 잠을 깨우는지 제일 먼저 여린 풀잎이 눈을 뜨더니 점점 푸름이 위로 오르기 시작한다. 작은 나무에 이파리가 싱그럽고 이름 모를 꽃들이 새살거린다. 저 키 큰 나무에 푸른 잎이 돋아나면 봄은 어느새 높새바람 타고 하늘 저만큼 달아나겠지. 따스한 봄 손길이 낮은 곳에 먼저 스며들듯 하늘도 가장 낮은 자에게 큰 은혜를 주시지 않을는지.

 

 

-림(20130401)






'나목의 글밭 > 시2·다시 부르는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 시누이 부부  (0) 2019.07.05
밴쿠버 연가  (0) 2019.07.05
고수머리의 비애  (0) 2019.07.03
추억은 비가 되어  (0) 2019.07.02
다가오는 산山  (0) 201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