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기도·하늘 바라기

나의 등 뒤에 계신 당신

라포엠(bluenamok) 2011. 9. 27. 04:30

 

 

 

 

나의 등 뒤에 계신 당신

 

                                 안개비 임현숙

 

 

 

아주 오래전

곁에 아무도 없다 생각했을 때

살며시 어깨를 토닥이시고

어둠의 나락으로 곤두박질하는

발목을 붙잡아 주신 당신은

소망 빛줄기로 다가오셨습니다

 

불어난 삶의 개울물 앞에서 떨고 있을 때

튼튼한 징검돌을 놓아주셨고

절망 앞에 무릎 꿇고 울고 있을 때

따뜻한 마음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상실감에 생각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을 때

상처를 어루만지시며

잃은 것보다 더 풍요로운 날이라는 걸 

알게 하셨습니다

 

앞에는 벼랑이 놓여 있을지라도

뒤돌아보면

튼튼한 동아줄을 내 허리에 묶고

힘껏 당기고 있는 사랑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나의 등 뒤에서 늘 도우시는 당신입니다.

 

 

 Sep.27,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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