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서정주
저는 시방 꼭 텅 빈 항아리 같기도 하고, 또 텅 빈 들녘
같기도 합니다. 하늘이여 한동안 더 모진 광풍을 제안에
두시든지, 날으는 몇 마리의 나비를 두시든지, 반쯤
물이 담긴 도가니와 같이 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소서.
시방 제 속은 꼭 많은 꽃과 향기들이 담겼다가 비어진
항아리와 같습니다.
/ 미당 시집 <질마재로 돌아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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