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은 살아있다
임현숙
새 문물 인덕션에 밀려나
선반에서 거미집 짓고 있는
휴대용 가스버너
스무 해 넘도록
새파란 불꽃이 화룽화룽
몸통 녹슬고 스위치 뻑뻑해도
스위치를 돌릴 때마다
여직
살아있다고 번쩍이는 외눈
부엌을 기웃거리시던
팔순의 시어머니 눈빛
전 생애 다 내어주고
그루터기만 남아
여기서 저기서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오래 산 것들.
-림(20250128)
https://www.youtube.com/watch?v=ulfOhK2WnPw&t=56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