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고물은 살아있다

라포엠(bluenamok) 2025. 2. 23. 11:21

 

고물은 살아있다

 

임현숙

 

 

 

새 문물 인덕션에 밀려나 

선반에서 거미집 짓고 있는

휴대용 가스버너

 

스무 해 넘도록

새파란 불꽃이 화룽화룽

몸통 녹슬고 스위치 뻑뻑해도

스위치를 돌릴 때마다

여직

살아있다고 번쩍이는 외눈

부엌을 기웃거리시던

팔순의 시어머니 눈빛

 

전 생애 다 내어주고

그루터기만 남아

여기서 저기서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오래 산 것들.

 

 

-림(20250128)

 

https://www.youtube.com/watch?v=ulfOhK2WnPw&t=5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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