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노래 /안개비 임현숙 아침 햇살이 안개를 삼키는 가을 강가에서 음표 없는 노래를 부르노라. 기우는 해를 따라 세월 속에 잠드는 가을아 네가 물들여 놓은 나무처럼 나의 노래도 빨간 능금으로 익었다. 달콤한 사과즙처럼 흐르던 시어에 휘파람 소리 들리고 폭죽이 터지는 날이면 나는 철부지처럼 웃었지. 빈 껍질을 날리고 돌아서는 가을아 붉은 단풍잎과의 열애도 한 때 부르던 나의 노래도 우리가 만나던 새벽 강가 마지막 이파리 떨어진 나무 밑에 묻어 두자. 고적한 겨울이 지나 얼었던 새벽 강에 물안개 피어오르는 날, 그 자리에 파릇한 푸새로 싹이 터 추억을 노래하리라. 깊은 울림을 남기고 가는 가을아 시간의 원형 터널에서 우린 재회 하리라. 사랑하는 가을아. Nov.06,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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