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우회 모임에서
혜원 박영배
고향 흙냄새 그리워
한 달에 한 번 까마귀 같은 벗들을 만나보면
긴장 풀린 오장육부가 줄줄 새어 나와
방안은 어느새 투박한 사투리 꽃이 피고
포근한 마음이 고향 집 마당에 들어선다
떠나 온 지 수십 년 세월
알게 모르게 다녀오기도 하지만
마을 어귀 뻐꾸기만 먼 산에서 울어댈 뿐
사람도 길목도 다 바뀌고
손 흔드시던 언덕 소나무 아래
엄니 닮은 들꽃이 한 두어 송이
돌아가도 타향 같은 고향
머물러있어도 영영 서러운 객지
가슴 뜨겁던 벗들도 하나 둘 떠나가고
빈가지에 까마귀들이 가슴을 열어놓고
오늘도 깍깍 고향 냄새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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