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에 담긴 그리움
/안개비 임현숙
볕 좋은 날
장독대에 뚜껑 여는 소리
딸그락딸그락 들리면
우물처럼 고인 간장이
까만 눈동자를 빛내고
곰삭아 가는 된장은
은행잎을 닮아갔지
마음의 뜨락에
그리움 담긴 작은 항아리를
초겨울 볕에 열어놓아
바람을 들이니
오래 두고 맛있게 음미하고 싶은
그대 그리움이
깊은 우물처럼 고여 있네.
'나목의 글밭 > 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런 집이 있었습니다 (0) | 2011.12.08 |
---|---|
겨울 산에 눈이 내리면 (0) | 2011.12.08 |
달력은 말없이 이야기한다 (0) | 2011.12.02 |
내 그리움은 (0) | 2011.11.30 |
누가 먼저 아침을 깨울까 (0) | 201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