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하얀 구두

라포엠(bluenamok) 2014. 7. 23. 03:59

 


      하얀 구두 임 현 숙 나는 하얀 여름 구두 여름이면 엄지발톱을 빨갛게 물들인 그녀를 근사한 곳으로 데려가곤 했는데 폭폭 울던 그 날 이후 더는 그녀를 안을 수 없었고 슬픈 발에는 키 작은 운동화가 눈물을 닦아주며 따라다녔다 오늘은 웬일인지 내 얼굴을 쓰다듬더니 살포시 안겨와 가슴이 두근두근 마시멜로가 된다 그리 크지 않은 내 키에 허둥거리는 발이 삶의 무게만큼 가벼워진 것 같아 가슴이 뻐근하다 발바닥에서 묻어나는 단내를 씻어주고 싶어 꼬옥 끌어안으니 빨간 엄지발톱이 불꽃처럼 핀다 오늘만큼은 그녀가 레드 카펫 위의 스타이다. -림 201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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