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에덴을 꿈꾸다
임 현 숙
어린 날의 한여름은 뜨거워서 좋았다
마을 냇가는 에덴이었고
아이들은 아담과 이브가 되어
해가 기울 때까지 첨벙거렸는데
부끄러움을 알게 된 날부터
푹푹 찌는 더위에도 단추를 여미었다
그 아이가 반백이 된 지금
거리엔 반라 물결이 화끈하다
젖먹이부터 백발에 이르기까지
징글징글한 여름을 훌렁훌렁 벗는다
이러다간 바짓단과 가슴선이 배꼽에 붙겠다
욕망을 벗겨낸 그 불가마에선
늑대도 여우도 그저 펄펄 뛸 뿐이다
순수의 시절
에덴이 삼삼하다.
-림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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