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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한여름, 에덴을 꿈꾸다

라포엠(bluenamok) 2014. 7. 31. 02:15

한여름, 에덴을 꿈꾸다 

 

임 현 숙 

 

 

어린 날의 한여름은 뜨거워서 좋았다 

마을 냇가는 에덴이었고 

아이들은 아담과 이브가 되어 

해가 기울 때까지 첨벙거렸는데 

부끄러움을 알게 된 날부터 

푹푹 찌는 더위에도 단추를 여미었다 

그 아이가 반백이 된 지금 

거리엔 반라 물결이 화끈하다 

젖먹이부터 백발에 이르기까지 

징글징글한 여름을 훌렁훌렁 벗는다 

이러다간 바짓단과 가슴선이 배꼽에 붙겠다 

욕망을 벗겨낸 그 불가마에선 

늑대도 여우도 그저 펄펄 뛸 뿐이다 

순수의 시절 

에덴이 삼삼하다. 

 

 

-림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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