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좋은 친구

라포엠(bluenamok) 2015. 3. 26. 14:29


      좋은 친구 임 현 숙 별이 졸려 까무러칠 때쯤 다중 인격을 갖은 친구, 컴퓨터를 재우고 커튼을 젖히면 코발트 빛 하늘 장막이 온 밤을 싸 안고 내 침실에 고요를 내린다 그제야 등을 끄고 허리를 편다 시계 소리 자장가 삼아 뒤척이다 깜박 눈을 뜨면 컴퓨터의 파란 눈이 유리창에 박혀있다 나 잠든 사이에도 저 친구는 지구 방방곡곡 내달리며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내 꿈까지도 간섭하고 조정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으로 데려가 그리움을 달래주니 컴퓨터는 허기진 하루의 푸근한 동반자 즐겨 찾던 어느 찻집의 그 자리이다. -림(20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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