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부
임 현 숙
멀리서 보아도 키 크고 멋진 남자
아담한 키에 미소가 예쁜 여자
두 사람은 부부이다
푸드코트 한 모퉁이 식당에서
날마다 삶과 투쟁을 한다
식자재 구매는 남자의 몫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게 자연스럽다
호박이 넘쳐나는데도 가격이 좋아 또 사오면
으레 지청구가 쏟아지고
말 포탄이 뿅 뿅 오고 가다가
늘 승리는 여자 편
남자의 포탄이 바닥난 후에도
여자는 한동안 포구를 거두지 않지만
남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우직한 손바닥에 비타민 한 알과 물을 건넨다
상처 없는 싸움이 이 부부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함께 있기에 옥신각신할 수 있는 법
건강한 부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외기러기 가슴엔
불발탄이 늘어만 간다.
-림(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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