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나목 임현숙
고등어조림이 끓고 있다
그가 다 되었냐고 묻는다
조금만 기다려요
조금만은
고등어 비린내가 무에 젖어드는 시간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따끈한 커피가 냉정해지는 시간
여름이 낙엽에 가을이라 전해주는 시간…
다중 성격이지만 금세 다가와
마침표를 찍는 약속이다
그런데
그의 조금만은
지루하고 짜증 나는 도돌이표 노래이다
부러진 날개 수선 중인 그는
어제처럼 조금만…이라 말하고
아직도 멀어…라 들린다
그의 조금만은
달팽이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뛰어가는 시간인 가보다.
-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