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강가에서
임 현 숙
갈대숲을 지나는 바람처럼
흘러가는 세월 강물
벌거숭이 시절이 까마득한 바다로 가고
연분홍빛 꿈은 물거품이 되었네
꽃이 피고 지고
낙엽 구르고 눈 내리는
세월 강 굽이굽이
연어처럼 용솟음쳐 보지만
거스를 수 없는
잔인한 강물이여
이순 굽이 세월 강은
그리움 섧게 서린 늪
그 너머
물보라 이는 세월 강 하구에
다시금 물들 수 없는 빛깔
설렘의 쌍무지개 뜨고
어슴푸레한 기억에 기대어
철없이 벙글어지는
동백꽃 송이.
-림(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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