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력에 바란다
임 현 숙
폭죽 소리 달려와 새날을 열며
내게로 네게로
복을 쏟아붓는다
등 따습고 배부르니
더 바라는 건 죄이지만
새 달력에 간절한 바람을 담는다
이방인의 멍에 벗고
가로등 소곤대는 서울 밤거리를
거침없이 모국어로 떠들며 걷고 싶다고
느림보 밴쿠버 시계
뺑뺑 도는 서울 시계로 바꿔 차고
봄이면 친구랑 냉이 캐고
섬돌 밑 귀뚜리 우는 가을에 취하고 싶다고
그 하늘가 바라보려
고향 하늘 가리고 선 키 큰 나무들 베어내며
오늘 한 발 내일 두 발 다가오는 귀향의 꿈
어서 달라 새 달력에 조를 것이다.
-림(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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