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일어선다 임현숙 산이 일어선다 검푸른 수의를 걸치고 온갖 시름과 궁상에 겨워 죽은 듯 누워있던 겨울산이 숨구멍에 박히는 투명한 햇살에 묵은 먼지 툭툭 털며 일어서고 있다 바람이 지날 때마다 풀잎피리 소리 청아하고 골짜기 에돌며 굽이지는 물 온몸에 수혈하여 하루가 다르게 화색이 감돈다 산이 일어서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세월을 등에 업고 바람을 가르며 하늘 향해 치솟아 구름도 산을 넘다 산허리에 주저앉아 땀을 훔친다. 2012.04.23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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